포플러나무/유니콘의 털/9인치/유연하다
"포플러나무 지팡이는 지속적이고 일정한 힘을 보여주며 분명한 도덕적 비전이 있는 마법사와 일할 때 가장 행복해 한다."
사상의 변화가 있기 전, 심약하고 착해빠지기만 했던 어린 시절에 고른 지팡이이나 그 때에도 어렴풋이 도덕에 대한 확고한 생각이 있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세상이 좀 더 정의로워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진 마리안과 도덕적 비전을 중시하는 포플러나무 재질의 지팡이는 죽이 제법 잘 맞는 편.
따뜻한 크림색의 곱슬머리를 등허리 부근까지 늘어트리고, 뒷머리 일부를 리본핀으로 고정시켜 올렸다.
아침에 열심히 빗어내린다지만 악성 곱슬이라 금세 둥실하고 떠오른다는게 제법 콤플렉스라는데,
그럴만도 한 것이 뒷모습만 보면 솜사탕이 걸어다니는 것 같다.
눈동자는 맑은 터콰이즈 색. 얇은 눈썹은 늘 내려가 있어 순하지만서도 울상을 짓고 있는듯한 인상이다.
실제로 울상을 짓는 경우 역시 허다하지만, 무표정할 때에도 무슨 일이 있느냐는 걱정어린 질문을 받아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체구가 작고, 뼈대가 얇고 여리며, 손의 선 역시 작고 부드럽다.
흰 크루삭스에 검은 메리제인 슈즈를 신었다. 교복은 단정하게 착용했지만 넥타이만큼은 조금 느슨한 리본으로 묶은 형태.
[겁]
사소한 일에도 긴 속눈썹은 습기를 머금고, 작은 어깨는 파닥닥 놀라 튀어오른다. 울음이 아주 많은데 그 울음소리조차 누군가에게 폐가 될까 끅끅 참고 있는 모습은 가히 가관이라 볼 수 있겠다.
겁이 많아 소심하고, 소심하기에 신중하고, 신중에 신중을 가하다 시간이 부족해져 되려 일을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고 나서 폐를 끼쳤다며 다시 속상해한다. 상대가 저와 친밀한 사이건, 서먹한 사이건 상관없이 눈치를 매우 많이 본다. 설령 하루종일 대화를 한 적 없는 동급생의 기분이 우울해 보인다 싶으면 그 시간부로 본인의 24시간 회고록을 머릿속으로 되짚어버리며 본인이 망쳐버린(이라고 생각하는) 하루에 대해 반성하고 우울해한다. 정말 별 것 아닌 일에도 본인의 탓을 많이 한다.
+) 크기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동물들은 전부 무서워한다. 본인의 올빼미와 정이 드는 데도 시간이 아주 오래 걸렸으며, 낯가림 역시 극도로 심해 호그와트 안으로 오는 기차에서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나머지 호흡곤란이 일어나는 둥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전적이 있다. 1학년, 약초학 수업시간에 맨드레이크를 처음 뽑았을때는 울음을 터트렸다.
+) 처음 마법을 발현했을때는 심령현상인줄 알고 잠시나마 기절했었다고.
[감수성]
문학에 깊이 파고들어, 그 인물들과 함께 웃고 운다. 이입도 이입이지만 소녀 스스로의 감정표현이 풍부한 편. 감정이입이 너무나 심한 편이라 전개가 어두운 소설은 읽기 힘들어하다못해 고통스러워한다. 가상의 인물에게 극도로 이입하는 만큼 실제 인물의 감정에도 쉽게 휘둘려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남의 일을 제 것처럼 여겨 기쁨은 두 배로 만드나 고통도 역시 두 배로 만든다. 친구의 고민을 들어준 이후 며칠동안은 고민을 겪고 있는 당사자보다 본인이 더 끙끙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러모로 피곤하게 인생을 사는 인물.
공감성수치 증상을 겪고있다.
+) 본인이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당신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그 어떤 답례도 바라지 않는 순수한 선의요, 호의에서 비롯되었는데 깊은 감수성에서 비롯된 까닭일까, 남의 일이라도 제 일처럼 힘을 내는 성실한 천성에 몇 짖궂은 아이들은 숙제를 대신 시키기도 했다고한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호구.
[도덕성]
마리안의 서사를 이루는 가장 큰 단어라 감히 말할 수 있겠다.
겁이 많아 매사에 달달 떠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곧바로 달려나가 조곤한 어투로 지적한다. 단단하다. 융통성이 없다고도 볼 수 있다. 타인에게 한없이 너그럽고, 겁이 많고, 사소하게 배려하는 놀랍도록 섬세한 태도를 보이다가도 반면적인 그 모습에 그녀를 잘 모르는 주변인들은 놀라곤 했다. 사회가 보편적으로 옳다고 정한 규칙과 기준은 으레 타당한 이유가 있는 법이었기에, 그것에 대한 의구심은 품지 않았다. 모두가 정한 일종의 약속들. 도덕과 정의, 그것을 어기는 것은 그녀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상대방에 대한 것은 그나마 유한 편. 제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것은 원칙을 어기지 않기 위해, 조금 더 정확히 모사하자면 당신에게 일말의 피해라도 주지 않기 위해서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러웠다.
물론 지적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저의 말을 곧이 곧대로 따라주리란 법은 없다. 그래도 마리안은 그의 태도를 지적하고, 끈질기게 그의 불의가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잘못된 행동임을 알려주려 한다. 마리안은 이 세상의 도덕과 정의를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기며 그 아래 불행한 사람은 없다고 이야기한다. 곧게 바로잡은 논칙이자, 절대로 꺾이지 않을 신념이다.
+) 신께서 가로되, 누군가 네 오른쪽 뺨을 치면 왼쪽 뺨도 대라고 하셨다- 라는 종교적 말에 감명을 받았던 어린 마리안은 그 어떤 희생을 감내하게 되더라도 이타적이도록 힘썼다. 그러나 맹목적인 헌신과 희생은 악인들이 그들의 악행을 더욱 떨치도록 도우며, 선인이 고통받는 세상을 만들 뿐이다. 이 세상은 종교적이기 이전에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는 불의에 맞서 싸울 줄 알게 되었다. 승산이 없어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 언젠가는 세상이 바뀌리라 생각하고 있다. 번번히 무시당하고, 외면당하고, 하물며 폭언을 들어도 멈추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근성이 제법 좋은 편.
+) 이 탓에 호그와트의 문제아라 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는 귀찮은 찰거머리 정도로 취급되는 편이다.
- 이혼가정의 무남독녀. 이혼은 3년 전에 있었던 것으로 지금 부모님의 사이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 편안한 친구사이 정도로 지내시는 듯.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마리안이 한 데 모여 즐거운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방학이 되면 반드시 보낸다고 한다. 지금의 성씨는 아버지의 것. 방학때는 친가로 돌아간다. 어머니의 직업은 검사, 아버지는 배우(앨런 B.허드) 로 머글 세계 기준으로는 꽤나 부유한 가정.
- 연장자에게는 성씨+선배라는 호칭과 깍듯한 경어를, 동갑과 연하에게는 성씨와 반말을 쓴다.
- 첫 약초학 수업때 일련의 사건이 일어난 것과는 별개로 본인의 천성과는 잘 맞는 모양인지, O.W.L 시험에서 약초학과 마법약 과목만큼은 각각 O와 E라는 높은 성적을 거두었다. 그 외의 과목들은 처참한 점수로 불합격. 엄청난 노력파이나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교수들도 여러모로 안타까워 하고있다.
- 말을 자주 더듬고, 어미에 놀라는 감탄사를 많이 쓴다. (엄마야, 으아, 히익 등등..) 늘상 위축들어있는 태도가 언행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 듯. 허나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지적하는 둥 나서야 할 때는 나선다.
+)마리안에게 두려운 것들을 꼽자면 끝도없다. 동물, 저보다 커다란 체격의 인간, 여태껏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모든 것들의 앞에서 위축된 모습을 보인다. 그, 그렇지만 힘낼거예요. 메, 메리골드를 찾을 수만 있다면.. 저, 저는 두렵지 않아요!
- 메리골드를 찾으러 떠난 이유: 후플푸프의 머글본. 순혈주의가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나 암암리에 차별받을 수 있는 위치의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그 성품을 많은 이들이 동경하고, 흠모하여 호그와트의 유명인사가 되었다는 것은 마리안도 잘 알고 있었다. 이야기 한 번 나눠 본 적 없는 사이이나 그녀의 실종에 마리안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말 그대로 이야기 한 번 나눠 본 적 없는 사이의 마리안이 메리골드와 '특별한 관계에 위치한 사람' 만에게 전달된 편지를 읽게 경위는 간단하다. 정말로 우연과 우연이 겹치게 된 것. 도서관에서 약초학 서적을 뽑자마자 툭, 하고 떨어진 편지를 호기심에 주워 읽었을 뿐이다. 누가 끼워 놓았는지야 마리안이 알고 있을 바가 아니다.
그녀가 호그와트의 유명인이었건, 문제아였건 마리안은 실종된 메리골드를 찾으러 편지를 따라 리어 홀로 내려갔을 것이다. 한 달이 넘는 실종이요, 엄연한 사건이며, 어쩌면 누군가에 의한 범죄일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에 겨울학기 내내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던 터였다. 메, 메리골드는 힘들어 하고 있을거예요.. 고통받는 사람을 외면한다니, 저, 절대로..절대로 그럴 순 없어요! 마리안이 메리골드를 찾으러 가는 이유는 그녀를 찾으러가는 것이 의로운 일이요, 도리에 맞는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룸메이트]
언제나 다정한 친구이며, 많은 의지를 하고 있다.
식사 친구.
서로의 식사 취향을 속속들이 꿰고 있으며, 저로서는 닿지 못할 당당한 기품을 동경한다.
[은인?]
기차 안에서 호흡곤란으로 혼절했던 마리안을 메피스토가 도와주었다.
저학년 때부터 이리저리 챙기고, 챙김받으며 친하게 지내온 선후배사이.